상호명 — 서현실비 죽전보정점

죽전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니 딱 점심때였습니다. 뭘 먹을까 하다가 돼지고기가 당기더라고요.
일행이랑 근처를 뒤져서 숯불구이집 하나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서현실비 죽전보정점이에요.
그런데 이날 저희는 집게를 한 번도 안 잡았습니다. 고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 주시는 집이더라고요.
서현실비 죽전보정점
경기 용인시 기흥구 죽현로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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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오른쪽에 숯불구이·수제왕갈비가 적혀 있고 그 아래 열무오이소박이국수가 한 줄 더 붙어 있습니다. 고깃집이 국수를 저렇게 앞세우는 건 흔치 않죠.
들어가는데 문 앞에서 숯불부터 피우고 계시더라고요. 가게에 들어서기도 전에 숯 냄새가 먼저 났습니다.
주차는 두 시간까지 받아 줍니다
저희는 가게를 찾느라 근처 다른 주차장에 먼저 대 버렸습니다. 들어가서 물어보니 안내가 따로 있더라고요.
- 본 건물 휴먼타워에 대면 1대당 최대 두 시간 무료
- 본 건물이 차면 아마노 아이원프라자 주차장을 쓰고 1대당 최대 두 시간 지원
차를 가져가신다면 건물 주차장부터 들어가 보세요. 저희처럼 밖에 대면 지원을 못 받습니다.
이른 점심이라 저희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문 연 지 얼마 안 된 시간이라 홀이 통째로 비어 있었어요. 안내해 주시는 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테이블마다 둥근 불판이 박혀 있고 천장에서 은색 덕트가 하나씩 내려옵니다. 테이블 번호가 천장에 매달려 있어서 멀리서도 자리를 찾기 쉬워요.
한쪽 벽은 손님들이 써 붙인 쪽지로 꽉 차 있습니다. 색색으로 붙어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메뉴판은 숙성육 한 판이 중심입니다

메뉴판 맨 윗줄에 「서현실비는 100% 국내산 암퇘지 숙성육만 사용합니다」 라고 인쇄돼 있습니다.
메인은 숙성 오겹살, 숙성 목살, 둘을 같이 주는 한 판이 앞에 오고 그다음에 항정살, 가브리살, 통갈매기살이 이어집니다. 왕 돼지갈비와 왕 소갈비도 있어요.
사이드 쪽에 국수가 넷, 찌개와 밥이 여럿 붙어 있습니다.
저희는 숙성 오겹살+숙성 목살 한 판과 두툼 생껍질, 그리고 열무오이소박이국수를 시켰습니다. 음료는 제로콜라 둘이요.
반찬이 먼저 깔립니다

주문하고 오 분쯤 지나니 반찬부터 깔아 주십니다.
불판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나눠 놓아 주세요. 한쪽에는 겉절이와 파김치, 쌈장과 마늘이 가고 다른 쪽에는 콩나물과 고사리, 김장아찌와 줄기 장아찌가 놓입니다.
여기에 상추와 깻잎, 파절이가 더 붙습니다. 종지가 돌아가며 자리를 잡으니 상이 금방 차요.
사진에 보이는 기름장은 기본으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따로 달라고 해서 받았어요. 소금기름장 쪽을 좋아하시면 말씀하시면 됩니다.
반찬이 다 놓이고 나서 숯불을 가져다 넣어 주십니다.
숙성 오겹살과 목살이 한 판에 나옵니다

접시 하나에 둘이 같이 나옵니다. 왼쪽이 오겹살, 오른쪽이 목살이에요.
둘 다 두툼하게 썰어 나옵니다. 오겹살은 살과 비계가 결대로 층을 이루고 있고, 목살은 지방이 그물처럼 퍼져 있어서 생고기만 봐도 결이 다릅니다.
직원분은 이 고기를 저온에서 묵히는 숙성, 그러니까 웻에이징으로 한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공기와 닿지 않게 둔 채로 차갑게 묵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김치찌개가 기본으로 나옵니다

따로 시키지 않았는데 김치찌개가 기본으로 딸려 나옵니다.
고기를 먹다 보면 입이 슬슬 느끼해지는데, 그때 이걸 한 숟갈 뜨면 기름진 맛이 싹 잡힙니다. 고깃집 기본 찌개치고는 꽤 훌륭했어요.
열무오이소박이국수는 시원합니다

간판에 앞세운 그 국수입니다. 빨간 국물에 열무와 오이소박이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요.
시원하고 개운하면서 새콤달콤합니다. 면을 들어 올리면 국물이 같이 딸려 올라올 만큼 간이 배어 있어요.
고기를 먹다가 이걸 한 젓가락 집으면 입이 정리가 됩니다. 오겹살과 밸런스가 좋았어요.
직원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 주십니다

고기를 올리는 것부터 자르고 뒤집는 것까지 직원분이 다 해 주십니다. 그냥 해 주시는 게 아니라 지금 뭘 하는 중인지 하나씩 설명을 붙여 주세요.
그래서 저희가 한 일이라곤 받아먹는 것뿐이었어요. 고기 굽다 태워서 아쉬웠던 적이 많았는데, 여기선 그럴 일이 아예 없습니다.

다 구워진 오겹살은 겉이 바삭하고 속은 쫀득합니다. 씹으면 고소한 육즙이 돌고 육향이 진하게 올라와요.
목살은 퍽퍽한 데가 전혀 없이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목살이 뻑뻑해서 안 시키신다는 분들도 여기 건 드셔 보셔도 좋겠어요.
쌈장 찍어 먹다가, 파절이 올려 먹다가, 김치찌개 한 숟갈 뜨다가 하면서 금방 비웠습니다.
계란찜은 서비스로 나왔습니다

중간에 계란찜을 서비스로 내주셨습니다. 뚝배기 위로 둥글게 부풀어 올라서 나와요.
짭짤하고 수분감이 있어서 촉촉합니다. 퍽퍽하게 굳은 데가 없고 숟가락으로 뜨면 그대로 무너져요.
고깃집에서 계란찜은 그냥 거들어 주는 것이려니 했는데, 여기 건 그렇게 넘기기 아까웠습니다.
두툼 생껍질은 굽는 데 오래 걸립니다

이게 이날의 숨은 주인공이었어요. 삼각형 통째로 올라갑니다.

껍질이 두꺼워서 한참을 굽습니다. 다른 고기보다 확실히 오래 걸려요.
격자무늬는 칼집을 낸 게 아니라 석쇠 모양이 그대로 눌려 배긴 것입니다. 그만큼 오래 올려 둔다는 뜻이에요. 기다리는 동안 국수랑 반찬을 먹고 있었습니다.

다 구워지면 잘라 주시는데, 껍데기에 고기가 조금씩 붙어 있습니다. 이게 식감을 확 살려 줘요. 껍질만 있으면 물리는데 고기가 붙어 있으니 씹는 맛이 계속 바뀝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합니다.

그리고 절반은 특제 빨간 소스에 묻혀 따로 구워 주십니다.
이게 정말 맛있었어요. 숯불향이 배어서 매콤달콤한 숯불바베큐 같은 맛이 납니다. 소스가 겉에서 살짝 캐러멜처럼 졸아붙어요.
오겹살과 이 생껍질이 이날 제일 좋았습니다.
처음 가신다면
차는 건물 주차장부터 들어가 보세요. 본 건물에 대면 두 시간까지 받아 주고, 차 있으면 다른 주차장으로 안내해 주십니다.
두툼 생껍질은 한정 판매입니다. 드시고 싶으면 일찍 가시거나 자리 잡자마자 시키시는 쪽이 안전해요.
고기는 구워 주시니 그냥 앉아 계시면 됩니다. 집게에 손댈 일이 없어요.
방문 전에
생껍질은 굽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급하게 드셔야 하면 고기부터 올려 달라고 하시는 게 나아요.
국수는 양이 적지 않습니다. 둘이서 고기 한 판에 국수까지 시키면 배가 꽤 부릅니다.
총평
직원분이 다 구워 주시고 설명까지 붙여 주시는 집입니다. 고기 태울 걱정이 없으니 먹는 데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숙성 오겹살과 목살도 좋았지만, 다시 가면 두툼 생껍질부터 시킬 것 같습니다. 빨간 소스 쪽은 꼭 드셔 보세요.
또 갈 생각입니다.
대식가 푸디짱이었습니다. 다음 식당에서 또 만나요!

서현실비 죽전보정점
경기 용인시 기흥구 죽현로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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