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한식 맛집 먼동이 틀때, 호프집 간판인데 백반이 진짜였습니다

먼동이 틀때

경기 여주 강천면 먼동이 틀때 커버 이미지 — 호프집 간판인데 반찬이 여덟 접시

여주 한식 맛집을 찾아갔는데 도착해서 지도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간판이 호프집 같았거든요. 대식가 푸디짱이고요, 강천면 강문로 도로변에 있는 집입니다.

낮에는 백반과 밥을 파는 식당이고 저녁에는 술도 되는 구조예요. 메뉴판 한 장에 밥과 차와 술이 전부 들어가 있습니다.

지난 6월 초 오전 열한 시쯤 갔습니다. 그날 받은 것들을 나온 차례대로 적었어요.

먼동이 틀때
경기 여주시 강천면 강문로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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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부터 보고 웃었습니다

도로변에 세워진 먼동이 틀때 빨간 간판과 논밭

빨간 바탕에 흰 글씨로 상호가 크게 적혀 있고, 그 위에 「술과 음악과 낭만이 있는곳…」이 붙어 있습니다.

아래에는 coffee & food & HOF. 커피도 되고 밥도 되고 술도 된다는 뜻이에요.

왼쪽 아래 「착한가격」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나중에 메뉴판을 보고 왜 붙었는지 알았습니다.

간판 뒤로는 바로 논입니다. 시골 도로변 밥집이 어떤 모습인지 딱 그대로예요.


통유리 너머가 전부 논밭입니다

통유리창 너머로 논밭이 보이는 실내와 나무 테이블

안에 들어가면 한쪽 벽이 통유리입니다.

창가로 화분을 쭉 세워뒀고 그 너머가 논이에요. 오전이라 사람이 없어서 창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천장에 각목을 격자로 짜서 붙여놨는데, 요즘 카페에서 보는 마감이 아니라 오래된 다방 느낌이 납니다.

앉고 나서 알았는데 유리 테이블 상판 아래에 인조 잔디를 깔고 골프공을 여러 개 넣어두셨어요. 그림 그려진 것도 있습니다. 밥 나오기 전까지 그거 구경했네요.


메뉴판이 종이 한 장을 꽉 채웁니다

먼동이 틀때 메뉴판, 식사와 차 커피 안주가 빼곡히 적혀 있다

메뉴판을 받고 조금 놀랐습니다. 종이 한 장이 빼곡해요.

식사 칸에만 일곱 가지가 적혀 있습니다. 백반부터 가스류 네 가지, 찌개와 볶음까지요. 옆 칸에는 대추차부터 매실차까지 차가 쭉 있고요. 커피와 라떼, 빙수, 생과일 주스도 따로 칸이 있어요.

아래쪽은 맥주와 소주, 위스키와 와인, 칵테일까지 이어지고 마지막이 안주 칸입니다. 낮에는 밥집, 밤에는 호프집인 게 메뉴판에 그대로 드러나요.

밑에 두 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입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하여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방문 전 예약전화 부탁드립니다.

쌀과 배추, 총각무 김치, 닭고기가 전부 국내산이라고도 적혀 있고요. 이 두 줄을 보고 나서 반찬 맛이 달리 느껴졌습니다.


돈가스 앞에 수프가 먼저 나옵니다

흰 그릇에 담긴 옥수수 수프에 후추가 뿌려진 모습

주문하고 얼마 뒤에 수프가 먼저 왔습니다.

노란 옥수수 수프에 후추를 뿌려서 내주시는데, 이걸 보는 순간 옛날 경양식집 생각이 났어요.

숟가락으로 뜨면 묽지 않고 걸쭉하게 붙습니다. 뜨거워서 후후 불어가며 먹었네요.

밑에 깔린 골프공이 유리 너머로 같이 찍혔는데, 이 집 테이블이 다 이렇습니다.


돈가스 — 곱빼기라 패티가 두 장

갈색 소스를 부은 곱빼기 돈가스와 밥, 양배추 샐러드가 담긴 접시

접시가 큽니다. 곱빼기로 시켰더니 패티가 두 장 나왔어요.

갈색 소스를 넉넉하게 부어주고, 옆에 밥 두 덩이와 양배추 샐러드, 콘 샐러드가 같이 올라갑니다. 총각무 김치는 따로 한 종지 나왔어요.

솔직히 돈가스 자체가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고기가 유난히 두툼하거나 튀김옷이 바삭하게 살아 있는 쪽은 아니에요.

대신 소스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달지 않고 짭짤한 쪽이라 밥이랑 같이 먹기 좋았고, 마지막에 접시에 남은 소스를 밥에 비벼서 다 먹었어요.

간판에 붙어 있던 착한가격 스티커가 왜 붙었는지 이 접시를 받고 알겠더라고요.


제육볶음 — 고추장 양념이 진합니다

고추장 양념에 볶은 제육볶음이 접시에 담긴 모습

같이 시킨 제육볶음입니다.

고추장 양념이 고기에 진하게 배어 있고 참깨가 뿌려져 있어요. 국물이 자작하게 남을 만큼 양념이 넉넉합니다.

매운 정도는 세지 않았습니다. 밥에 얹어 양념째 비벼 먹으니 딱 맞더라고요.


반찬 여덟 접시가 깔립니다

반찬 여덟 종지와 국, 밥이 유리 테이블에 차려진 모습

이 집의 진짜는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보세요, 종지가 여덟 개예요.

멸치볶음, 오이무침, 나물, 무말랭이, 두부조림, 무조림, 배추김치, 총각무 김치가 깔립니다. 여기에 국과 밥이 따로 붙고요.

전부 간이 순합니다. 짜지 않아서 하나씩 집어 먹다 보면 밥이 먼저 없어져요.

메뉴판에 적혀 있던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이라는 줄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반찬을 이렇게 내주는 집은 요즘 흔하지 않으니까요.


김치찌개 — 두부가 큼직합니다

두부와 김치가 큼직하게 들어간 김치찌개 한 대접

마지막은 김치찌개였습니다.

대접이 넓고 두부가 큼직하게 들어갑니다. 김치도 잘게 썰지 않고 큰 조각 그대로 넣었어요.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맵지 않아서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쪽입니다. 돈가스와 제육을 먹은 뒤라 이 국물이 반가웠어요.

숟가락으로 두부를 떠서 밥에 올려 먹었는데, 이러다 밥 두 공기가 그냥 없어졌습니다.


총평

여주 백반이나 여주 돈가스 드실 곳을 찾으신다면 여기를 후보에 넣어보실 만합니다.

간판만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집이에요. 저도 처음엔 호프집인 줄 알았고요.

그런데 앉아서 받아보면 반찬이 여덟 접시에 국까지 붙고, 돈가스에는 수프가 먼저 나옵니다. 밥집과 경양식집과 호프집이 한 곳에 들어가 있는 셈이에요.

특별히 화려한 요리가 있는 집은 아닙니다. 대신 직접 농사지은 채소로 만든 반찬이 이 집을 다시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고 인테리어도 재밌고, 찬 구성도 이 가격이면 더 바랄 게 없는 구성이에요.

다음에 여주 쪽으로 갈 일이 생기면 또 들를 것 같습니다.


방문 정보

  • 주차 — 매장 앞에 세 대에서 네 대 정도 댈 수 있습니다.
  • 예약 전화를 권합니다 — 메뉴판에 「주문과 동시에 조리하여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방문 전 예약전화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재료를 미리 만들어두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 영업시간 — 제가 갔을 때 메뉴판에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로 적혀 있었습니다. 다만 인터넷 자료마다 마감 시간과 휴무일이 달라서, 가시기 전에 전화로 확인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 곱빼기가 되는 메뉴가 있습니다. 양이 부족하실 것 같으면 주문할 때 말씀하세요.
  •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인증하면 음료 한 캔을 주신다고 메뉴판에 적혀 있었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식가 푸디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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