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파인다이닝 라망시크레, 무지개 송어는 비늘까지 채소입니다

상호명 — 라망시크레

라망시크레 커버 이미지 — 채소를 퍼즐 조각으로 잘라 맞춘 무지개 송어

서울 중구 퇴계로에 있는 라망시크레에 대식가 푸디짱이 다녀왔습니다.
일행 한 명과 둘이 런치로 찾았어요.

캐치테이블로 예약하고 갔습니다.
레스케이프 호텔 26층에 있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이고, 손종원 셰프가 이끄는 곳이에요.

이름은 「비밀스러운 연인」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한국 제철 재료를 양식 기법으로 푸는 집이라고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라망시크레
서울 중구 퇴계로 67 레스케이프 호텔 2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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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케이프 호텔 26층으로 올라갑니다

레스케이프 호텔 정문

호텔 정문에 금색으로 레스케이프라고 적혀 있습니다.
주차는 입구 앞에서 발렛을 맡기고 들어갔어요.

호텔 복도

안으로 들어가면 격자 천장에 거울 벽이 이어집니다.
바닥은 흑백 마름모 타일이에요.

엘리베이터에서 26층을 누르면 됩니다.
같은 층에 바가 하나 더 있습니다.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꽃 장식 자리

들어가면 처음 만나는 곳이 여기입니다.
붉은 커튼 아래 큼직한 꽃 장식과 흰 흉상, 촛대가 놓여 있어요.

책과 포도를 같이 쌓아 둔 게 그림 같더라고요.
여기서 한 장 찍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붉은 홀에 자리가 놓입니다

붉은 천장의 홀

천장이 붉습니다.
벽을 따라 붉은 벤치 소파가 놓이고 갓을 씌운 벽등이 줄지어 있어요.

장미 한 송이가 놓인 테이블

테이블에는 유리 화병에 붉은 장미 한 송이와 작은 초가 놓입니다.
창으로는 남산타워가 보이고, 안쪽으로는 주방이 열려 있어요.

메뉴판에는 이런 문장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된 사랑은 없다」,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라고 합니다.

이날은 차를 가져가서 운전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음료는 논알코올 와인으로 골랐어요.

국내에서 만든 스파클링인 라푼젤을 글라스로 두 잔 시켰습니다.

라푼젤 병 라벨과 잔 두 개

병을 가져와 라벨을 보여 주시고 따라 주십니다.
잔을 부딪치니 창밖으로 도심이 내려다보이더라고요.

장미 꽃잎을 띄운 핑거볼

코스를 시작하기 전에 손 씻으라고 물을 한 볼 내줍니다.
거기에 장미 꽃잎을 한 장 띄워 두셨더라고요.

코스 일곱 개가 적힌 메뉴판

메뉴판에는 오늘 나올 코스가 순서대로 적혀 있습니다.
한글 한 줄, 영문 한 줄이 짝을 이뤄요.

쁘띠 라망 시크레로 시작해서 굿바이 키스로 끝납니다.
이 순서 그대로 나오니 읽어 두고 시작하면 좋습니다.


쁘띠 라망 시크레 — 한 입거리 둘

캐비아로 덮은 포타주 타르트

코스는 가게 이름을 그대로 딴 한 입거리 둘로 시작합니다.
하나는 차갑게 만든 포타주인데, 셰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고 해요.

구워 낸 양배추를 타르트 안쪽에 채우고 허브 크림을 올립니다.
그 위를 캐비아로 덮어 마무리했습니다.

사진 뒤로 보이는 건 테이블에 세워 주는 종이 팝업 카드입니다.
주방과 밭, 접시를 나르는 모습이 입체로 세워져 있어요.

소테른 젤리를 채운 타르트

다른 하나는 소테른 젤리 타르트입니다.
소테른은 세계 3대 디저트 와인으로 불리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와인을 가열해 만든 젤리와 구운 사과, 그리고 녹진한 닭간 무스를 채웠습니다.
둘 다 한 입에 넣으라고 안내해 주십니다.


송이, 송이, 송이

가을 잎채소로 층을 쌓은 송이 밀푀유와 옆에 깔린 송이 사바용

메뉴판에 적힌 이름이 「송이, 송이, 송이」입니다.
영문으로는 파인 머시룸 밀푀유라고 되어 있어요.

적근대와 근대, 케일, 양배추 같은 가을 잎채소를 바삭하게 만들어 층층이 쌓았습니다.
밀푀유는 「천 겹의 잎사귀」라는 뜻이라고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그 사이사이에 송이가 세 가지 방식으로 들어갑니다.
구운 송이, 생송이, 그리고 와인에 포칭한 송이예요.

따뜻한 송이 벨루테

접시 옆에는 송이 사바용을 한 웅덩이 깔아 줍니다.
층을 위아래로 잘라 이 소스에 찍어 먹으라고 하셨어요.

이 송이 사바용이 참 좋았습니다.
따뜻하면서 요리와 밸런스가 잘 맞더라고요.

여기에 따뜻한 송이 벨루테를 한 잔 같이 냅니다.
밀푀유와 번갈아 먹으면 됩니다.


캐비아와 청란

캐비아와 청란

이 코스는 추가 비용을 내고 캐비아를 더한 것입니다.
가장 위에 브리오슈를 깔고 그 위로 가비아리 크리스탈 캐비아를 채웠어요.

레몬 젤을 곁들여 마무리합니다.
아래에는 포칭한 청란과 아삭한 샐러리악이 깔려 있습니다.

자기 스푼으로 뜬 캐비아

생선뼈를 훈연해서 만든 사바용이 소스로 깔립니다.
캐비아가 온도에 예민해서 자기 스푼을 따로 주세요.

캐비아만 먼저 한 번 떠서 먹고, 그다음에 아래를 섞어 먹으라고 알려 주십니다.


빵과 장미 모양 버터

빵과 장미 모양으로 짠 버터

빵은 린넨을 깐 조개 모양 볼에 담겨 나옵니다.
옆에는 버터를 장미 모양으로 짜서 올려 주세요.

함께 나온 빵들도 무척 맛있었습니다.
코스 중간에 큼직하게 썬 빵을 한 번 더 내주십니다.


무지개 송어와 자소엽 뵈르 블랑

손대기 전 무지개 송어 한 접시

날이 추워지면서 지금 가장 맛이 오른 것이 무지개 송어라고 합니다.
이 송어는 비늘 자체가 무지개 빛을 띤다고 해요.

그 비늘 모양을 채소로 만들어 덮어 냅니다.
당근, 감자, 호박, 애호박, 한련화 잎, 자색고구마를 퍼즐 조각처럼 잘라 맞췄어요.

가까이 보시면 조각 하나하나가 직소 퍼즐 모양입니다.
거품 둘레로는 초록색 오일이 점점이 떨어져 있어요.

저 디테일한 요소들 좀 보세요.
깜짝 놀랄 정도의 디테일함에 감탄했습니다.

채소 아래에서 드러난 송어 살

스푼으로 들어 올리면 그 아래에 주황빛 송어 살이 나옵니다.

밑에 깔린 소스는 자소엽 뵈르 블랑입니다.
자소엽은 우리나라 재래종 차조기인데, 일반 차조기보다 보라색이 짙고 맛이 더 진하다고 하더라고요.


비장탄에 구운 블루 랍스터

비장탄에 구운 블루 랍스터

이날 가장 좋았던 건 이 랍스터입니다.
블루 랍스터를 비장탄에 구워 냅니다.

아래에는 보토니라는 파스타가 깔립니다.
단추 모양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고, 그 안에 랍스터를 채웠어요.

위로는 랍스터 집게살로 만든 바삭한 크로켓과 프리세 샐러드, 레몬 버베나 폼이 올라갑니다.
소스는 부야베스인데, 프랑스식 해산물 수프를 소스로 풀어낸 것이라고 합니다.

랍스터는 야들야들하니 부드럽게 잘 구워 냈습니다.
함께 나온 가니쉬들도 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밤의 온도, 그리고 민트와 초콜릿 칩

밤의 온도

디저트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구성인데, 저희는 하나씩 골랐습니다.
먼저 「밤의 온도」는 가을 재료인 밤을 온도로 풀어낸 접시예요.

아래에 아몬드 프랄린과 군밤 아이스크림이 깔리고 그 위로 마롱글라세가 올라갑니다.
윗면은 테프라는 곡물로 만든 칩을 설탕으로 카라멜라이즈해 덮었어요.

숟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아래 아몬드까지 섞어 먹으라고 하십니다.

민트와 초콜릿 칩

다른 하나는 「민트와 초콜릿 칩」입니다.
민트로 만든 잼과 머랭, 제철 우유로 만든 칩이 깔립니다.

그 위에 민트 아이스크림을 놓고, 민트 젤리와 민트 오일, 초코칩을 차례로 올려 주세요.
이것도 다 섞어서 먹으라고 안내해 주십니다.


굿바이 키스

굿바이 키스

마지막은 「굿바이 키스」라는 이름이 붙은 봉봉입니다.
트레이에 입술 모양으로 줄지어 나오는데 골라 먹으면 돼요.

체리 와인, 라즈베리, 파인애플 피나콜라다, 패션프루트 생강, 로즈 카라멜, 유자, 블루베리 라벤더가 있었습니다.

봉봉과 함께 마무리한 커피

둘이라 트레이가 두 줄로 놓입니다.
커피와 함께 마무리했어요.


호두과자 봉투에 든 건 마들렌입니다

나오는 길에 받은 「즉석 호두과자」 봉투

나오는 길에 「즉석 호두과자」라고 인쇄된 종이봉투를 하나 쥐여 주십니다.
파인다이닝을 나오면서 호두과자 봉투를 받으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봉투에 든 레몬 마들렌

집에 와서 열어 보니 호두과자가 아니라 레몬으로 만든 마들렌입니다.
안에 호두가 들어가 있어요.

호두과자 같은 맛이 살짝 나면서도 레몬 향이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봉투까지 농담으로 만들어 둔 셈이라 좋더라고요.


주차와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것

  • 주차 — 호텔 입구 앞에서 발렛을 맡겼습니다. 제휴 카드에 따라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 발렛을 안 맡기고 건물 지하에 대도 됩니다. 식사 후 영수증을 지참하면 주차 지원을 받습니다. 런치는 최대 3시간, 디너는 최대 4시간 무료이고, 계산할 때 주차 등록을 꼭 해야 합니다.
  • 영업시간 — 런치 12시~15시, 디너 18시~22시, 브레이크 15시~18시. 일요일과 월요일은 쉽니다.
  • 예약은 캐치테이블로 했습니다.
  • 캐비아 코스와 디저트 한 가지는 추가 항목입니다. 저희는 캐비아를 추가했어요.

총평

중구 파인다이닝 라망시크레의 변태적인 테크닉과 디테일하고 섬세한 음식 표현들에 무척 놀랐습니다.
송어 비늘을 채소 퍼즐로 만들어 덮는 접시를 보고는 한참 들여다봤어요.

코스 전체의 만족도가 무척 뛰어났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건 블루 랍스터였어요.

소스들도 전반적으로 맛있었습니다.
특히 송이 사바용이 따뜻하면서 요리와 밸런스가 잘 맞아서 좋았습니다.

함께 나온 빵들도 무척 맛있었어요.
매우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코스였습니다.

다음 편은 어디로 가볼까요? 댓글로 추천 남겨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 대식가 푸디짱의 미식이야기 (@efoody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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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망시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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